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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로메테우스와 호프를 비교해보자. 처음 극장에서 프로메테우스를 봤을 때, 태고의 지구 위에 홀로 선 거대한 존재가 자신의 몸을 분해하며 생명의 씨앗을 뿌리는 오프닝 시퀀스만으로도 이게 그냥 SF 블록버스터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나홍진 감독의 호프를 보면서 비슷한 감각이 되살아났습니다. 외계 존재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과 경외감, 이 두 영화가 건드리는 건 결국 같은 지점입니다.창조주의 — 우리는 왜 만들어졌는가프로메테우스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인류를 설계하고 DNA를 심어놓은 존재가 있다면, 그들은 왜 나중에 우리를 지우려 했을까. 이 물음은 창조주의(creationism)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창조주의란 생명체가 자연적 진화가 아닌 어떤 지적 설계자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상으로, 종교적 맥락에서.. 2026. 8. 4.
방학시즌 초등생과 볼 넷플릭스 영화 추천 아이가 처음 초등 여름방학을 맞이했어요. 방학이어도 이런 저런 스케줄로 바쁘지만, 무더위를 피해 집에 있는 날,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아이와 함께 넷플릭스 영화를 보는 시간은 함께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세 작품의 줄거리원더: 다름을 받아들이는 용기선천적 안면 기형을 가진 소년 어기의 학교 입학기를 다룬 '원더'는,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을 교차하며 하나의 사건이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감정적 파동을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외모의 차이를 넘어 진정한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통해, 타인을 완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진정한 용기와 태도가 무엇인지 성찰하게 합니다. 부모에게는 아이가 마주할 세상의 편견을 체감하게 하고, 아이에게는 진정한 아름다움과 공감의 가치를 일깨워주어 초등학생 .. 2026. 8. 3.
개봉 예정작 어벤져스 둠스데이 미리 톺아보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MCU로 복귀한다고요? 엔드게임 이후 마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어가던 저에게, 이번 는 단순한 신작 그 이상의 복잡한 감정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히어로가 아닌 빌런으로 돌아온 그가, 과연 전작의 감동을 이을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개봉 예정: 인커전과 멀티버스 충돌의 서막제가 마블 영화와 함께 청춘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에서 토니 스타크가 "나는 아이언맨이다"라는 한마디와 함께 핑거스냅을 날리던 장면은 영화관을 나오고 한참이 지나도록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퇴장이 너무 완벽했기에, 이후 마블 작품들이 아무리 새로운 히어로를 내세워도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는 MCU 페이즈 6의 분수령이 될 작품으로, 멀티버스 사가의 대단원을 향해 달리는.. 2026. 8. 2.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영화 예고편을 보았을 때 풋풋한 고등학생이던 피터가 이제 세상 모든 이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채 홀로 뉴욕 거리를 누비는 어른 히어로가 된다는 사실이, 단순한 속편 소식이 아니라 함께 나이 든 누군가를 배웅하는 기분으로 다가왔습니다.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3부작을 처음부터 다시 되짚으며, 제가 이 서사에 느꼈던 감동과 솔직한 아쉬움을 함께 정리해봤습니다.서사 정리: 아이언맨의 그늘에서 홀로 서기까지솔직히 처음엔 이 버전의 스파이더맨이 낯설었습니다. 피터 파커 하면 고독한 자립(self-reliance), 즉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홀로 영웅의 무게를 견뎌내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MCU의 피터는 첫 등장부터 아이언맨의 슈트를 입고 독일 공항에 나타났으니까요. "저 버전은 스파이더맨이 아니라 토니 스타.. 2026. 7. 31.
호프 홍경표 촬영감독 대표작 TOP 4 뽑아볼게요.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장면은 왜 이렇게 머릿속에서 안 지워지지?"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을 처음 봤을 때 며칠 동안 그 빗속 장면이 떠올라 잠을 설쳤습니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그 공기를 만든 사람이 홍경표 촬영감독이었습니다. 나홍진 감독과 다시 뭉쳐 만든 신작 로 떠들석한 요즘, 그의 대표작 네 편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한국형 오컬트의 서늘한 습기: 곡성 (2016)일반적으로 공포 영화는 어두운 조명과 CG로 분위기를 만든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을 보며 느낀 건 정반대였습니다. 이 영화는 낮에도, 빗속에서도, 심지어 굿판의 형형색색 한복 사이에서도 끝없이 불안합니다. 홍경표 감독이 선택한 건 필름 질감과 자연광이었습니다.여기서 자연광 활용이란 인공 조명을 최소화하고 실제 태양광과.. 2026. 7. 30.
부모가 된 후에 다르게 보이는 영화 프랑켄슈타인 학창 시절 읽은 『프랑켄슈타인』은 '괴물 나오는 공포 고전' 정도로만 기억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다시 이 이야기를 마주하는 순간, 머리가 아니라 가슴 한가운데로 꽂혀왔습니다.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이렇게까지 닮아 있을 줄은, 부모가 되기 전엔 몰랐습니다. 생명을 만들고 버린 과학자의 이야기『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메리 셸리가 스물한 살에 발표한 소설입니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단순해 보입니다. 생명의 비밀에 집착한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시체의 조각들을 조합해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키지만, 그 흉측한 외형에 공포를 느끼고 자신이 만든 피조물을 버리고 달아납니다.세상에 혼자 내던져진 피조물은 언어를 배우고 인간 사회를 관찰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게 됩니다. .. 2026. 7. 29.
프로젝트 헤일메리 초등생과 관람해도 좋을까? 8살 아이와 처음 도전한 아이맥스 영화. 12세 관람가도 보호자 동반이면 초등학생 입장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설레는 마음으로 용아맥 스크린 앞에 섰습니다. 솔직히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그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우주를 온몸으로 느끼는 경험, 어른인 저도 예상보다 훨씬 깊이 흔들렸습니다. 줄거리 — 평범한 과학 선생님이 우주로 간 이유영화의 설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태양이 서서히 에너지를 잃어가고 있고, 그 원인은 '아스트로파지(Astrophage)'라는 미생물입니다. 여기서 아스트로파지란 항성의 에너지를 먹이로 삼아 번식하는 가상의 단세포 생명체로, 이 개념이 영화 전체 위기의 근원이 됩니다. 과학자들은 유독 이 미생물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별인 타우 세티(Tau Ceti)를 발.. 2026. 7. 28.
기대되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어린 시절 팝콘을 손에 쥐고 영화관 의자에 등을 파묻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토비 맥과이어의 클래식 슈트부터 톰 홀랜드가 처음 MCU에 등장하던 순간까지, 스파이더맨은 제 청춘의 꽤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시리즈가 이제 라는 이름을 달고 돌아옵니다. 제목 하나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면서도, 동시에 걱정이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노 웨이 홈 그 이후, 4년이라는 시간저도 처음엔 엔딩이 완벽한 마침표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진 채 홀로 뉴욕 옥상에 서 있던 피터의 뒷모습은, 히어로 영화에서 보기 드문 진짜 어른의 고독을 담고 있었거든요. 그 감정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에, 후속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조금 겁이 났습니다.이번 는 그로부터 정확히 4.. 2026. 7. 28.
장재현 감독 오컬트 3부작 알려줄게요. 한국 영화에서 오컬트가 천만 관객을 끌어낼 수 있다고, 10년 전에 믿었던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요.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2015)부터 《사바하》(2019), 그리고 《파묘》(2024)까지 한 우물만 파며 'K-오컬트'라는 장르를 사실상 혼자 개척했습니다. 세 작품을 연달아 보고 나서 저는 이게 단순한 공포 영화 시리즈가 아니라는 걸 확신했습니다. 이 감독, 뭔가 다릅니다. 서양 엑소시즘에서 풍수지리까지 — 장르 진화의 궤적오컬트(Occult)라는 장르 자체가 원래 할리우드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여기서 오컬트란 초자연적 존재나 신비로운 힘을 다루는 장르를 의미하는데, 한국 영화계에서는 오랫동안 '팔리지 않는 장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장재현 감독이 그 인식을 뒤집은 방식이 흥미롭습니다.《검은 .. 2026. 7. 27.